아래글은 솔내음 http://blog.ohmynews.com/solneum/ 님의 블로그에서 허락하에 스크랩 해옴을 밝힘니다.
예경아
G20 이라고 들어 봤지?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가끔 나오고, 인터넷 포털에도 자주 제목이 노출되니 내용은 모르더라도 G20 이라는 단어는 익숙할 거야.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뭔지 한번 알아 볼까?

G20을 준비하는 정부 홈페이지에 가보면 “G20 정상회의는 유엔 가입국 192개 나라 중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유지격의 20개 나라들이 모인 모임”이라고 되어 있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주도적인 Global Leadership 발휘"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 계기"가 되어 "일류 선진국 진입"을 이룰 수가 있다고 하네.
좀 어렵지?
쉽게 말하면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스무 개 나라의 대표가 서울에 모여서 회의를 하면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새롭게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거야.
이 말 그대로라면 좋겠지?
그런데 G20을 위해 정부는 회의 장소 주변에 시위 방어막을 설치하고, 시위대를 막기 위해 각종 무기들을 준비한다고 해.
그 중에 음향대포라고 하는 건데, 사람 귀를 다치게 할 만큼 커다란 소리를 내는 무기도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국제회의가 열린다는데, 왜 사람들은 시위를 준비하고 있고, 정부는 그 시위를 막기 위해 폭도들에게도 쓰기 위험한 무기들을 준비하는 것일까?

오늘 아빠가 네게 해 주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야.
정부가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G20에 대한 꿈 같은 이야기 뒤에 숨겨진 사실들을 네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설명 해 주려고 해.
일단 G20 이 왜 만들어진 건지부터 알아 보자.
G20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G5부터 알아야 해.
1974년에 오일쇼크로 인해 세계경제가 어려워지자 미국이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과 함께 G5를 결성해서 세계경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 G5야. 그 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더해져서 1976년에 G7 정상회의로 확대되었고, 이후 세계경제의 큰 흐름이 G7 (나중에 러시아도 포함 됨)에서 자기들 맘대로 결정 해 왔어.
왜 자기들 맘대로라고 이야기 하느냐면 G5든 G7이든 그들의 모임에 국제법상 아무런 권한도 지위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 일곱 나라가 정해진 것도 어떤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경제규모를 보고 참가를 제안 한 것뿐이지.
더 쉽게 말하면 미국과 미국에 협조적인 나라들끼리 모여서 스스로 세계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것뿐이야.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1999년에 기존의 G7과 러시아에, 12개 나라가 더해져 G20이 만들어 졌어.
이때까지만 해도 회의 참석은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가 대상이었지.
G7과 마찬가지로 G20 역시 왜 20개 나라인지, 그 안에 포함된 나라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것인지 하는 아무런 기준이 없어.

그러던 중 2008년에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어.
늘 오르기만 했던 집값이 떨어지고,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들이 대출을 갚지 못하자 몇몇 은행들이 문을 닫고, 훨씬 많은 은행들이 어려운 지경에 빠졌지.
은행의 사정이 어렵다는 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나라 전체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해.
그리고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세계경제도 어렵게 되었지.
그래서 G20의 참가 대상을 각국의 정상으로 격상시켰던 거야.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뒤늦게 포함된 나라들은 G20 회원국이라는 자부심(!) 하나 얻는 대신, 미국을 위주로 한 몇몇 선진국들의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비용을 내 놓는 멍청한 짓을 하는 것 뿐이야.
그렇다면 G20 정상들이 모여 하는 일이 뭘까?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나라의 대표들이 다 모였으니 뭔가 근사한 일을 해 낼 것처럼 생각되지?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건 ‘이대로’야.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라 부르는 지금의 체제, 즉 부자들은 계속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형편이 개선될 여지가 없이 부자들을 위해 일만 해야 하는 체제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게 하기 위해 회의를 하는 거지.
2008년의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오류, 즉 신자유주의는 영원한 성장을 전제로 유지되지만 실제로 그런 성장은 있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발생한 거 거든.
(2008년의 금융위기는 실물경제는 성장하지 않은 채, 금융 자체만 성장하는 현상이 한계에 부딪혀 발생한 일이지만 그건 워낙 복잡한 일이라 아빠도 잘 모르고, 네게 설명해 줄 자신도 없으니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하자. 말도 어렵잖아.)
그렇다면 신자유주의의 잘못을 깨닫고 다른 체제로 가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G20 정상들은 신자유주의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회의를 하니, 회의 한번 할 때마다 상황은 더 나빠지게 되는 거지.

“자본주의는 고장 났다, 대안세계는 가능하다” G20에 맞서는 이들의 이 구호는 아직 그들에게 들리지 않는 모양이야.
2009년 9월에 열린 3차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이라는 구호를 내 놓았어.
하지만 모든 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목표야.
누군가의 성장은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기 마련이지.
그래서 지속가능한 성장 앞에 “선진국만의” 라는 문구가 숨겨져 있다고 봐야 정확 해.
구조적으로 봐도 잘 사는 나라 20개국의 정상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다 보니, 못 사는 나라의 입장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지.
그래서 G20을 반대하는 이들은 “누가 그들(G20)에게 위기를 해결할 권한을 부여했나?” (필리핀의 대안세계화운동가 월든 벨로)고 묻는 거야.
한국이 ‘그들’ 즉 G20에 포함 되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가 않아.
기준 없이 선정된 조직에 우리가 포함되었으니 좋은 일이고, 포함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는 건 생각을 조금만 ‘지구적’으로 해도 비굴한 자세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을 거야.
G20 정상회의 이후 은행들은 조금씩 안정을 찾았어.
최소한 겉으로 보기엔 그래.
나라별로 상상도 하기 힘든 액수의 돈을 은행을 살리기 위해 쏟아 부은 결과지.
하지만 그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 즉 일자리는 늘지 않고 수치상으로만 경기가 좋아 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만 발생 했을 뿐 정작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좋아지지 않았어.
그래서 세계 시민들은 “Bail out People, Not the Banks - 은행이 아니라 민중을 구제하라!” 라고 외치고 있는 거야.
G20은 어느 나라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행사야.
G20 정상회의가 열린 도시들마다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몰려 들었고, 각국의 정부는 경찰의 폭력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
이번에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역시,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저 마다의 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해.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일 뿐 아니라, G20을 반대하는 것은 좁게는 나와 우리 가족의 삶, 넓게는 지구촌 전체의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당연한 일인데 이명박 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 무자비한 진압을 예고 하고 있어.
이명박 정부가 즐겨 쓰는 컨테이너 방어막 (이른바 명박산성)이 이번에도 사용될 것이고, 경찰의 몽둥이와 물대포는 물론 앞서 말한 음향대포를 사용을 고려하고 있으며, 심지어 군대마저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어.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을 위한 특별법’은 집회와 시위, 표현의 자유 자체를 부정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야.
거기에 100만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마치 테러리스트라도 되는 양 검문 검색과 단속을 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점상의 생계마저 빼앗고 있어.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에서는 그 기간 동안 “자발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강제로 끄집어 내고 있을 정도로 막무가내야.
이것만 봐도 G20 정상회의가 최소한 이주노동자, 노점상, 도시 서민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는 건 분명 해 보여.
부자 나라의 권력자들이 모여 권력자와 부자와 은행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행사에 우리가 들러리를 설 수는 없지 않겠니?
한가지 분명한 건 인간의 욕심을 부추김으로 유지되던 경제 구조가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야.
G20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경제 구조를 어떻게든 계속 이어 가 보겠다는 발악 같은 거지.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거짓말에 더 이상 속지 않게 되었고, 또 다른 세상 즉 가난한 사람과 약한 자들을 먼저 생각하고, 자연을 덜 파괴하며,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크게 줄어드는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어.

그런 세상을 위한 실천 중 하나가 G20 반대이며, 그 함성은 귀를 찢는 음향대포로도 가릴 수가 없어.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우리나라 국격이 높아지고, 돈을 많이 벌 수가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 간 사람들이 많아.
대기업 사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부자가 되고, 우리도 잘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이 얼마나 멍청한 생각이었는지는 지난 2년 반 동안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잖아.
G20 역시 마찬가지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이틀 동안 서울에 머문다고 해서, 24조 (삼성경제연구소 추산 - 삼성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어찌 이리도 하는 짓이 다 똑 같은 지 몰라)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되려 회의 결과로 인해 의장국인 한국이 짊어 져야 할 책임만 커질 우려도 있어.
국격이란 그 나라 사람들이 돈벌이 보다는 서로 가진 걸 나누는 데 더 마음을 쓰고, 어려운 이웃의 살림살이가 점차 좋아 질 때 비로소 높아질 수가 있어.
돈만 많고 나눌 줄 모르는 욕심장이를 두고 우린 놀부심보라고 하지, 격이 높다고 하지는 않잖아.
어쩌다 보니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네.
아빠가 네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쉽게 한다고 했는데, 단어도 생소하고, 복잡한 이야기도 있어 네가 제대로 이해 했는 지 걱정이야.
아무튼 이 이야기를 기회로 네가 G20 에 대해, 다 같이 잘 사는 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의 모습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
아빠는 바라는 건 딱 그만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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